해가 떠서 지고, 달이 떠서 질 때 그리움이 하나씩 쌓여간다.
그리움이 쌓일 때마다 그대 이름을 한 번씩 새겨본다.
그대 이름 내 가슴에 다 새겨지면 다시 하늘을 본다.


하늘엔 해가 뜨고, 또 지고...
이윽고 달이 뜨고, 별이 뜰 때면
그대 이름 새겨진 내 가슴속에 뿌리가 자란다.


또 해가 뜨고...
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면 그 뿌리가 어느새 가시 덩굴처럼 자라
다시 내 가슴을 휘감는다.


내 가슴을 휘감아버린 그대라는 이름의 그 덩굴이
어느새 내 모든 것을 묶어버렸네.
내 가슴이 한 번씩 뛸 때마다 점점 뿌리가 박히는 그 이름.


숨을 멈추면 벗어날까?
심장이 뛰는 이상 그럴 일은 없겠지.


버리려 해도, 벗어나려 해도 어느새 하나가 되어버린 그대 이름.
그대 이름이라는 그림자, 뿌리.
내 가슴에 박힌 그대 이름.


서글픈 바람에 나오는 마른기침.
그럴 때마다 더욱 거세게 조여 오는 그대 이름.
심장에 새겨진 그 이름.


언젠가 내 심장을 볼 수 있는 날이 오면,
그대 이름이 새겨진 것을 볼 수 있으리라.
그런 날이 온다면.
그대가 날 찾아오는 그런 날이 온다면...


찾아온다는 믿음,
어차피 나 혼자만의 것인 것을.
그렇게 구차하게 믿으며 오늘도 해가 뜨고, 해가 지고...
또 달이 뜨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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