잘한 거야...
그렇지 않아도 힘들어하는 사람을 더 힘들게 할 필요는 없지.
신경 쓸 일 많은 사람에게 내 일까지 얹어줄 필요는 없는 거야.
잘했어.
준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,
그리고 그 준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모르는데,
굳이 그 사람에게 한 가지 더 고민거리를 안겨주면 안 돼.
이러면 된 거야.
당분간 힘들겠지만, 내가 힘든 게 낫지.
어차피 계속 그래왔던 거,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잖아?
그럼, 그걸로 됐어.
물러날 줄 알아야지.
계속 되뇌이자, 그 사람에게 굳이... 굳이 고민거리를 하나 더 주지는 말자고.
천천히... 아주 천천히...
언제 그렇게까지 바뀌었나 싶을 정도로, 천천히...
그렇게 물러나자.
그렇게 마무리 지으면 되는 것.
내 임무는 그렇게 끝나야만 하는 것.
처음부터 그랬던 것이지.
생각보다 길었네.
즐거운 순간이.
그래서 조금은 더 아쉽고, 미련도 남지만...
내 임무는 여기까지.
아니, 아직은 조금 더 남은 시간.
그때까지.
잊지말자, 내 임무를.